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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장내시경 후기 - 혈변과 과민성대장증후군

평범한 하루 2020. 6. 13.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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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장내시경 계기 - 항문 출혈과 치질 수술 권유



뷔페에서 과식&폭식한 이후로 계속 배가 아팠다.
평소에도 늘 장이 좋지 않아서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다.
근데 이번에는 배 아픔이 꽤 오래갔다.

2주..한달이 지나도 배가 계속 아팠고,
배에서 꾸르륵 소리도 많이 나고
설사+변비 콜라보로 죽을것 같았음...ㅠ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병원은 가지 않음ㅋㅋㅋ)


그러다가 연말쯤 저녁에 맥주 한잔 마시고 자고
다음날 화장실 갔다가 기절할 뻔.....ㅠㅠㅠㅠ

처음으로 혈변을 봄....피가 철철철철....
처음에 생리인줄 알았고 생리이기를 바랐음...ㅠㅠㅠ
피 보고 나니까 너무 무서웠다.
혹시 생리일까 싶어서 다음날에도 봤는데, 생리가 아니었다ㅠㅠ

마음을 가다듬고 초록창에 혈변, 피, 대장암 등등을 폭풍검색.....
블로그에서 사람들 후기 보니까 막 대장병원 이런데 가면
손가락으로 똥꼬 찌른다고 해서 너무 무섭고 치욕스러웠음 ㅠㅠ

그래서 피 멈출때까지 그냥 버텨보려고 했는데
그러다가 진짜 큰 병 날수도 있다고 빨리 가보라고 재촉하기도 하고
대장암이거나 뭐 그럴수도 있을 거 같아서 바로 가봄

근데 병원 가니까 사람들 다 수술날짜 잡고 있고,
수술한 사람들 누워서 나오고 있고 해서 더 무서워졌다....


내 차례 돼서 진료실 들어갔는데
마음의 준비 할 시간도 없이 똥꼬 찔림 ㅠㅠ


치질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 치핵, 치루 등등이 있음
그 중에 나는 ‘치열’이고 치열=똥꼬가 찢어진거임

변비+설사 반복하니까 애가 약해져서 변도 못보고
겨우 일 봐도 변비 상태니까 찢어져서 피나고 아프고ㅠㅠ

그래서 병원에서는 수술해서 좁아져있는 근육을 확장시켜야 한다고 했다.
뭐 근데 일단 나는 수술비도 없었고, 수술도 무섭고 돌봐줄 사람도 없어서
본가가서 하던지 해야겠다 하고 일단 약처방 받고 돌아옴



2. 자가치료 + 식단 관리 + 한방병원 방문


집에 와서 맨날 배추 먹고 (식이섬유 섭취하려고 ㅋㅋㅋ)
먹는 약도 먹고, 바르는 약도 엄청 열심히 바름
좌욕이 도움 된대서 좌욕도 매일 두번씩 해줌

치열 전에는 음식 관리 거의 안하고 라면이랑 인스턴트 엄청 먹었는데
변비 없애려고 풀 같은거만 골라서 먹었다

맨날 샐러드 사먹고 고기 먹으러 가도 이게 채소인지 고기인지 모를만큼
채소 산더미처럼 쌈싸서 먹음ㅋㅋㅋㅋㅋ

그리고 수술 하는거 너무너무 싫어서
수술없이 치열 치료하는 방법, 병원, 음식 등등 엄청 찾아봤는데,
한방병원 같은 곳에 수술없이 치료 가능하다는 광고글이 많음.

근데 한방병원은 가보니 그냥 한약 먹고 장기 프로그램 등록하라고 해서
단기간에 해결될 일은 아니라 평소에 관리용으로 가는게 좋은듯..

어쨌든 그래서 병원 치료는 못하고 식단관리 하면서 한달정도 버티니까
상태가 어느정도 호전되기는 하였다.



3. 대장병원 재방문 + 크론병의심 + 대장내시경



본가 근처의 대장병원에 다시 방문해서 치료를 받아보기로 함.
이번에는 증상 설명했더니 크론병이 의심된다고 하며
대장내시경을 해보자고 하심.

그래서 20대에 인생 첫 위 내시경 + 대장내시경을 받아봄

위내시경은 대장내시경 하는 김에 같이 하는거라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근데 대장내시경은 많이 어렵다.
이건 처음 해보는 사람은 차라리 몰라서 괜찮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괴로울지 몰랐음.....

대장내시경은 장을 비워야 해서 장정결제를 먹어야 한다.
갓 태어난 장을 만들어가야 검사를 할 수 있음..

그러려면 병원에서 주는 포카리스웨트인척 생긴 물을
검사 하루 전부터 2리터 정도 마셔야 한다.

대장내시경을 하려면 5일 전부터 식단 관리를 해야되고,
하루 전에는 금식하며 저 물만 마셔야 한다.

근데 빈 속에 저 물만 계속 마시면 진심 토나온다ㅠㅠ
역겨운 물마시기 + 장 비우기 무한 반복해서
헬쓱해진 얼굴로 대장내시경을 받으러 가야함....

제대로 안비우고 가면 검사 거부될 수도 있으니까
물 제대로 다 마시고 끝까지 비우고 가야함...

검사하러 가면 수면마취 하느라 숫자세는데
10, 9 하는 순간부터 기억이 없음ㅋㅋㅋ신기


4. 대장내시경 결과 / 치열 관리



마취 깨고나서 정신 차리면 검사 결과를 알려주는데
정신이 없을 때라 보호자 동행이 필요하다.

대장내시경 결과 다행히 크론병은 아니었고
과민성대장증후군 때문에 자꾸 아팠던 것 같다.

그리고 용종도 두개 제거했는데 선종이어서
일찍 발견하기를 잘했다고 한다.

용종제거 + 대장내시경은 실비 청구 받았다.


치열은 병원에서 별도로 치료한건 없었고
꾸준히 좌욕하고 비데 사용했더니 많이 좋아졌다.
그래도 거의 두 달은 엄청 고생한 것 같다.

겨울철에 추워서 위장 운동이 잘 안되는데
과식/폭식하고 술까지 마셔서 최악이었던 것 같다.


요즘 2030 대장암 발병률이 높다고 해서
식단 관리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 대장내시경 검사 전까지 관리를 잘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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